작년 9월 말, 스물아홉이 되어서야 하게 된 독립.
이사하고 벌써 1년이 넘었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참 빠르다.
독립하고 자취를 시작하면서 자취생활에 대한 글을 쓸까 하다가, 그 때 당시에는 당장 자취 생활을 하기에도 정신이 없었고 업무가 많은 시기라 이제서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 비단 그뿐만이 아니라 글을 쓰게 되면 아무래도 보여지는 내 모습을 의식하게 될 것 같아서 글을 쓰기 위한 자취 생활이 아니라 진짜 나의 생활을 온전히 들여보고자 1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글을 써보자고 한 것도 있었다. 나의 성공적인 첫 독립, 첫 자취 1년을 기념하여 지금까지의 자취 생활 기록과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글을 남긴다.
:: 독립을 결심한 계기
지방에서 온 친구들은 다들 스무살부터 기숙사에 살거나 자취를 하면서 일찍부터 독립했던 것에 비해, 나의 경우에는 독립과 자취가 비교적 늦었다. 보통은 대학이나 회사가 본가에서 멀게 되면서 자취방을 구하고 독립을 하게 되는게 일반적인 경우였지만, 나는 대학에 가면서 집이 학교 근처로 이사오게 되어 집과 학교가 매우 가까웠고 첫번째 회사, 지금 회사까지도 가까워 교통면에서의 불편함과 명분이 없었다. 그렇게 부모님과 함께 살며 9년이 흘렀고, 오지 않는 명분을 기다리는 사이 독립과 자취는 한 걸음씩 멀어졌고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며 오히려 결혼이라는 현실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었다. 결혼에 대한 확신이 설수록 계속 마음 속에 간직하던 꿈이었던 '결혼하기 전에는 꼭 한 번 혼자 살아보기'가 어쩌면 실현불가능할 수도 있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이상 명분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내가 결심하고 이 집을 박차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조금은 늦게 시작한 것일지 모르는 나의 독립.
독립을 결심하고 집을 알아보고, 집을 구하고, 은행 대출을 받고,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이사를 오기까지.
그리고 1년간 자취생활을 통해 경험한 것들에 대하여.
나의 자취생활을 써내려가자.